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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 전직원 대상 '담화문' 배포
박민주 기자  |  gnus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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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1  15: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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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이 1일 오전,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담화문을 배포했다.

담화문의 주요 내용은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고 말하며 ▲인력 구조조정 중단, ▲대표 책임경영체제 강화 ▲미래기획위원회 신설.경영상황 개선되면 지급하기로 했던 100만원을 선박 2000척 인도를 축하하고자 조건 없이 지급 등이다.

이외에도 “지난 8개월 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각자 맡은 바 일을 다해온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재창업의 각오로 힘을 모아, 지역 사회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다시 찾자”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 담화문 전문>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에 글로 인사를 드립니다.

현대중공업에 복귀한 지도 어느덧 8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답답할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제가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임 후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분의 의견을 받았습니다. ‘일하지 않는 관리자들 때문에 사기 떨어져 일 못하겠다’ ‘불필요한 회의, 서류를 줄여 달라’ ‘현장운영이 어떻게 이 정 도 밖에 되지 않느냐. 정말 세계 1위 맞느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본부별로 특위를 구성했습니다. ‘원가 경쟁력 회복 없이는 이익을 낼 수 없으니, 인력 정예화와 재료비 절감을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본부 대표들과 수많은 검토 끝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가 제일 잘하고 있다’는 착각과 1등의 오만함에 대해 누군가는 경종을 울려야 했습니다. 부하 직원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너 그렇게 잘났어? 왜 쓸데없는 짓 하고 그래?’라고 말하는 책임자들에게 채찍을 들어야했습니다.

협력사의 비능률도 줄여야 했습니다. 경쟁력 없는 협력사인데도 버젓이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고, 출근하지도 않은 인원이 출근한 것처럼 숫자가 부풀려 집니다. 현대중공업 돈은 눈먼 돈 이라는 수치스러운 이야기까지 돌아다닙니다. 현장에서는 협력사와 결탁하여 없는 기성을 만들어 이익을 챙기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데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서로 봐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었고, 그런 분위기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뭔가 바꾸고 개선하기 보다는 윗사람 눈치 보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미덕(美德)이 되어 왔습니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

저도 기존의 틀과 관행에 변화를 주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대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적당히 지내다 갈수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게 더 쉬운 선택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선후배들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대중공업의 미래가 없다’ ‘권 사장이 책임지고 해결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며 제게 간절하게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저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자리에 연연하면서 적당히 시간만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제 모든 것을 던졌습니다. 월급을 포함하여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것입니다.

이제 본론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는 현대중공업을 사랑하고, 현대중공업의 발전을 진정으로 원하는 여러분께 오늘 중대선언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의 전면 중단을 선언합니다.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재료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러분이 회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결단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모두가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의 일터를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회장, 사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임원, 부서장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노조위원장, 대의원들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바로 우리 자신,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현대중공업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현대중공업 살리는 일에 동참하여 주시길 진심으로 호소 드립니다.

앞으로는 사업본부 대표에게 대부분의 권한을 이양하여 실질적인 대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구매, 생산, 영업, 인사 등 대부분의 권한을 사업대표 또는 본부장에게 넘겨 사업대표가 사업본부 운영의 전권을 갖고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큰 틀에서 기본적인 시스템만 동일하게 가져가되, 사업본부에서 필요한 사람을 뽑고, 사업본부에 맞는 교육을 시키고, 상벌도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해외법인도 앞으로는 본사 눈치 보지 않고 현지에서 책임지고 경영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별도 법인으로서 스스로 생존하고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도록 간섭을 과감히 철폐하겠습니다.

이제 각 사업대표와 본부장, 법인장께서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회사 운영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어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회사의 목표와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다양한 직급의 대표들로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어 우리의 비전과 목표를 함께 만들겠습니다. 생산직이건 사무직이건 관계없이 경영진들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겠습니다. 여러분끼리도 몸을 부딪히며 소통할 수 있도록 체육대회도 하고, 등산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 기능도 직원들의 뒷조사가 아닌 각 사업본부별로 여러분의 고충을 듣고, 이를 해결하는 조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

지난 8개월 동안 어려운 상황이 이어져 오는 과정 속에서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직 현대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저의 간절한 충정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사장이 되었고, 누구보다도 현대중공업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에 대한 제 마음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저는 우리 회사가 반드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일은 제 스스로 앞장서서 고쳐 나가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각자 자기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더욱 열심히, 성실히,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박 2,000척 인도를 함께 축하하고자,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지급하기로 했던 100만원의 특별 격려금을 조건 없이 지급하겠습니다. 앞으로 금년 남은 기간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해서 올해는 반드시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져주시기 바랍니다.

현대중공업 가족 여러분,

현대중공업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마시는 큰 우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곳을 더럽혀서는 안됩니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아끼고 사랑해야 나와 내 가족, 우리 후배들이 오랫동안 이 우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마음먹으면 안될 일은 없습니다. 흑자도 낼 수 있고, 주가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다시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현대중공업을 만들어 나갑시다. 재창업(再創業)의 각오로 힘을 모읍시다. 우리 가정의 아내와 자녀는 물론, 울산시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일합시다. 새로운 각오로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갑시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6월 1일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권 오 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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