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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저소득층 따뜻한 노후말 많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 대체 무엇이 담겨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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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16  0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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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종훈 KDI 초빙연구위원>
지난 8월 27일 정부 경제부처 장관회의에서 확정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 발표 이전부터 무성한 추측과 기대를 낳았다.

(법정)퇴직금제도의 퇴장 등 대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가지는 시대적 의미와 무게가 남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발표 이후에도 논란은 진행 중이다. 터무니없는 의혹부터 근거있는 반론까지 공통의 기저에는 다음 질문들이 있다.

왜 하필 사적연금, 그 중에도 퇴직연금제도 개편인가? 과연 누구를 이롭게 하는 정책인가?몇 가지 사실부터 짚어보자.

첫째, 인식과 수요의 급격한 전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대다수의 노후대비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전반적 노후소득보장 수준은 여전히 낮고 은퇴 이후 근로소득 단절로 인한 노령인구의 빈곤층 전락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 노후대비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자가주택 등 실물자산에 국한되어 있다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둘째, 국민의 노후보장 문제를 모두 떠안기에는 공적연금의 구조적 문제가 깊다.

공적부조에 해당하는 기초(노령)연금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우리 연금제도의 근간인 국민연금은 적립-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재정안정성 문제, 연금 사각지대의 상존 문제 등을 해소하는 것조차 버거운 게 사실이다.

공무원연금 등을 포괄한 대대적인 공적연금 개혁으로 다가올 연금적립금 고갈을 대비한다 해도 앞으로의 복지재정 수요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공적연금의 충분한 성장을 담보할 만큼의 재정여력이 존재하는지는 의문이다.

셋째, 사적연금 활성화는 “노후소득보장체계 전체로 보아 밑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공허한 정책”이 아니다.

‘사적(私的)연금’이 ‘공적(公的)연금’을 대체하고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에서 ‘연금’을 공공재원을 바탕으로 한 공적부조로 좁게 해석한 부분은 몰이해다. 국민연금의 소득비례부분과 퇴직연금의 상충을 걱정하는 것은 국민연금의 ‘공무원연금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의도적 곡해에 가깝다.

이번 대책에서 공적연금 부문에 관련된 논의가 배제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금 관련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의 재원을 놓고 실재하는 공-사간 상충은 비용-편익의 관점에서 따져보는 것이 옳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 공공부문의 직접적 투입을 되도록 아끼면서 민간의 연금 장기적립과 수령의 연금화(annuitization)를 유도해 국민의 실질적인 대체노후소득원을 마련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정책 방향에 있어서의 이러한 전향성과 함께 이번 대책의 또 다른 특징은 수용 측면에서의 점진성이라 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시된 방안의 거의 전부는 퇴직연금제도 개편에 맞춰져 있다. 개인연금저축 세제혜택과 같이 동시에 분배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는 방안은 조심스레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활성화가 분배에 역진적일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근거가 있다. 대책은 이 부분을 더 적극적으로 보정하려는 장치를 포함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의 문호를 근속기간 1년 미만의 임시직 근로자에게도 넓혀주는 방안이나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 안에서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퇴직연금 적립과 운용을 보조해주는 방안들이 그 예이다.

따라서 이번 대책의 기본 의도는 “퇴직연금이란 덧문을 보강해 노후의 한기에 대비할 기회를 저소득층에게도 확대”하는 것에 더 가깝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이나 퇴직적립금 자산운용 관련 규제의 대폭 완화 등은 획기적인 만큼 그 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의 금융관행, 사회경제적 풍토, 문화적 토양이 한계로 작용해 오히려 퇴직연금제도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경계에는 나름의 일리가 있다. (“새로운 제도가 ‘깡통연금’을 낳을 위험을 키운다”는 식의 기만적 주장들은 물론 예외이다. 실제 위험의 확률, 현 제도와의 상대적 안정성 비교, 그럴싸한 해외사례의 실제 비교타당성 등에 있어 의도적 왜곡과 편취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금형 도입은 노사 갈등과 같은 사회적 비용을 심화시키고 연금운용상 과비용 구조를 증폭시키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회의론이 있다.

위험자산 확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할 비정형적 금융인프라-투자자 책임 원칙, 신탁(trust) 문화 등-의 부재로 가입자의 수급권 안정성만 손상시킬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은 그런 우려들을 불식시킬 명확한 정책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가입자(즉, 근로자)의 선택권 중시이다. 새로운 제도와 대안을 강요하기보다는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고를 수 있도록 기금형과 계약형을 병존시키면서 동시에 기존의 계약형을 개선하고자 한 방안이 그 예이다.

둘째, 퇴직연금사업자 시장의 과점구조 타파이다. 기금형 도입, 자사상품 편입 금지 실현 등을 통해 소수의 금융기관들이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해 지대를 추구하는 관행을 없애고자 함이 그것이다.

셋째, 퇴직연금, 나아가 노후대비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교육효과이다. 대책의 발표에 따라 연금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주인의식이 고양되는 것이야말로 관행과 인습의 제약을 넘어 연금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데 가장 절실한 요건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연금제도이건 궁극적인 ‘대원칙’은 국민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고 노령빈곤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입법과정과 사회적 논의과정을 앞두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이번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이 대원칙의 구현에 기여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길게는 개인생애주기 내의, 또는 세대 간 시대 간의 소득분배 효율화를 가져와 국민의 장기적 소비수준을 향상시키고 고령화-저성장 시대의 도래에 맞게 우리경제의 체질을 선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김종훈 KDI 초빙연구위원관련키워드퇴직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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